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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 고천문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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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유산

천문학은 고금을 관통하는 유일한 과학의 분야이며, 동시에 인류의 공통 문명입니다.

흠경각루(옥루)

흠경각루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세종실록 권80의 5쪽의 기록입니다.

<세종실록 권80, 5ab>

흠경각루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세종실록 권80의 6쪽의 기록입니다.

<세종실록 권80, 6a>

흠경각루의 제원과 운행원리

糊紙爲山高七尺許置於其中內設玉漏機輪以水激之

풀[糊]먹인 종이로 일곱 척(尺) 높이의 산을 만들어 집 복판에 설치하고, 그 산 안에다 옥루(玉漏)와 기륜(機輪)을 설치하여 물로써 쳐올리도록 하였다.

태양장치

用金爲日大如彈丸五雲繞之行於山腰之上一日一周晝現山外夜沒山中斜勢準天行去極遠近出入之分各隨節氣與天日合

금으로 해를 만들었는데 그 크기는 탄자(彈子)만 하고, 오색 구름이 둘러서 산허리 위를 지나도록 되었는데, 하루에 한 번씩 돌아서 낮에는 산 밖에 나타나고 밤에는 산 속에 들어가며, 비스듬한 형세가 천행에 준하였고, 극(極)의 멀고 가까운 거리와 돋고 지는 분수(分數)가 각각 절기를 따라서 하늘의 해와 더불어 합치하도록 되어 있다.

산 위 옥녀(玉女, I)와 4신(四神)의 작동

日下有玉女四人手執金鐸乘雲而立於四方寅卯辰初正在東者每振之巳午未初正在南者振之西北皆然下有四神各立其傍皆面山寅時至則靑龍北向卯時至則東向辰時至則南向巳時至則還復西向而朱雀復東向以次向方如前他倣此

해 밑에는 옥녀 넷이 손에 금탁(金鐸, 금 방울)을 잡고 구름을 타고, 사방(四方)에 각각 서 있어 인·묘·진시 초정(初正)에는 동쪽에 서있는 여자 인형이 매양 방울을 흔들며, 사·오·미시 초정에는 남쪽에 서있는 여자 인형이 방울 흔들고, 서쪽과 북쪽에도 모두 이렇게 한다. 밑에는 네 가지 귀형(鬼形)을 만들어서 각각 그 곁에 세웠는데 모두 산으로 향하여 섰으며, 인시가 되면 청룡신(靑龍神)이 북쪽으로 향하고, 묘시에는 동쪽으로 향하며, 진시에는 남쪽으로 향하고, 사시에는 돌아서 다시 서쪽으로 향하는 동시에 주작신(朱雀神)이 다시 동쪽으로 향하는데, 차례로 방위를 향하는 것은 청룡이 하는 것과 같으며, 딴 것도 모두 이와 같다.

시보대와 시보인형의 작동: 사신(司辰)과 무사(武士)

山之南麓有高臺司辰一人具絳公服背山而立有武士三人皆具甲冑一執鍾槌西向立於東一執鼓桴東向立於西近北一執鉦鞭亦向東立於西近南每時至則司辰回顧鍾人鍾人亦回視司辰乃擊鍾每更鼓人擊鼓每點鉦人擊鉦其相顧亦如之更點鉦鼓之數竝如常法

산 남쪽 기슭에는 높은 축대(築臺)가 있어, 시간을 맡은 인형 하나가 붉은 비단옷 차림으로 산을 등지고 섰으며, 인형 무사(武士) 셋은 모두 갑옷 차림인데 하나는 종(種)과 방망이를 잡고서 서쪽을 향해서 동쪽에 섰고, 하나는 북[鼓]과 부채를 잡고 동쪽을 향해 서쪽에서 약간 북쪽으로 가까운 곳에 섰고, 하나는 징[鉦]과 채쭉을 잡고 동쪽을 향해서 서쪽에서 약간 남쪽으로 가까운 곳에 서 있어서, 매양 시간이 되면 시간을 맡은 인형이 종 치는 인형을 돌아보고, 종 치는 인형도 또한 시간을 맡은 인형을 돌아보면서 종을 치게 되며, 매경(每更)마다 북과 부채를 잡은 인형이 북을 치고, 매점(每點)마다 징과 채를 잡은 인형은 징을 치는데, 서로 돌아보는 것은 종 치는 인형과 같으며, 경·점마다 북 치고 징 치는 수효는 모두 보통 시행하는 법과 같다.

평지 옥녀(玉女녀, II)와 12지신의 작동

又其下平地之上十二神各伏其位十二神之後各有穴常閉子時至則鼠後之穴自開有玉女執時牌出而鼠起於前子時盡則玉女還入其穴還自閉鼠還伏丑時至則牛後之穴自開玉女亦出牛亦起十二時皆然

또 산 밑 평지에는 열두 방위를 맡은 신들이 각각 제자리에 엎드려 있고, 열두 방위 신 뒤에는 각각 구멍이 있어 상시(常時)에는 닫혀 있다가 자시(子時)가 되면 쥐 모양으로 만든 신 뒤에 구멍이 저절로 열리면서 인형 옥녀(玉女)가 자시패(子時牌)를 가지고 나오며, 쥐 모양으로 만든 신은 그 앞에 일어선다. 자시가 다 가면 옥녀는 되돌아서 구멍에 들어가는 동시에 구멍이 저절로 닫혀지고 쥐 모양의 신도 제 위치에 도로 엎드린다. 축시가 되면 소 모양으로 만든 신 뒤의 구멍이 저절로 열리면서 옥녀가 또한 나오며, 소 모양의 신도 일어나게 되는데, 열두 시간이 모두 이렇게 되어 있다.

누수대와 기기작동

午位之前又有臺臺上置欹器器北有官人執金甁以注之用漏之餘水源源不絶虛則欹器中則正滿則覆皆如古訓

오방위(午方位) 앞에는 또 축대가 있고 축대 위에는 기울어진 그릇을 놓았고 그릇 북쪽에는 인형 관원이 있어, 금병(金甁)을 가지고 물을 따르는 형상인데 누수(漏水)한 물을 이용하여 끊임없이 흐르며, 그릇이 비면 기울고 반쯤 차면 반듯해지며, 가득 차면 엎어져서 모두 옛말과 같이 되어 있다.

빈풍사시의 풍경

又山之東則作春三月之景南則夏三月之景秋冬亦然依豳風之圖刻木爲人物鳥獸草木之形按其節候而布之七月一篇之事無不備具

또 산 동쪽에는 봄 3개월 경치를 만들었고, 남쪽에는 여름 경치를 꾸몄으며, 가을과 겨울 경치도 또한 만들어져 있다. 시경빈풍도(詩經豳風圖)에 의하여 인물(人物), 조수(鳥獸), 초목(草木) 여러 가지 형용을 나무를 깎아 만들고, 절후에 맞추어 벌려 놓았는데 칠월(七月) 한 편의 일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없다.